책 리뷰

[책 리뷰] 파리대왕

송윤선 2021. 3. 22. 19:56

파리대왕 책 리뷰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읽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라고 알고 있어서 제대로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다.

노벨상을 받은 책이라 어렵고 난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쉽게 몰입할 수 있고 의외로 술술 읽히는 재미난 책이었다.

 

이야기는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6살부터 13살 정도의 아이들을 태운 군용기가 무인도에 추락하면서 시작한다. 무인도에서 아이들이 살아가는 내용을 그린 소설이다. 주요 대립구도는 이성을 실천하고자 하는 주인공 랠프와 그의 지적 조력자 새끼돼지(별명), 사냥과 야만의 맛을 본 잭과 패거리로 나눠진다. 이성과 야만의 대결구도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초반엔 이 아이들이 민주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았다. '소라'를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보고 이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발언권을 주는 등의 행동을 통해서 재미난 모습들을 보여줬다. 또한 책 안에서 "우리는 영국 국민이며 영국 국민들은 무슨 일이든 잘 해결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민주주의가 시작된 영국의 아이들의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어쨌든 초반에는 회의를 하고, 발언권을 얻어서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는 등 민주주의의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산 꼭대기의 봉화를 돌아가면서 지켜 구조를 위한 발버둥을 치는 모습에서도 이성이 아직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랠프는 산에 봉화를 피워서 구조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잭은 사냥을 통해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 둘의 갈등은 점차 쌓여가는데, 봉화가 꺼져서 배를 놓친 사건과, 멧돼지를 잡아 배불리 먹은 사건들을 통해 다른 아이들의 지지도를 얻기 위한 경쟁이 볼만하다. 결국 대부분의 아이들은 구조를 위한 봉화, 이성적인 사고 합리적인 원칙보다는 야만, 고기, 피의 맛, 주술 등을 추구하는 자극적인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이들 모두에게 불을 지피는 도구는 새끼돼지의 도수 높은 안경 뿐이었다. 그래서 어느 날 밤에 잭의 일당은 랠프의 오두막을 습격해 새끼돼지의 안경을 빼앗아가고, 이에 항의하러 간 랠프와 새끼돼지는 흠씻 맞고 새끼돼지는 사망에 이른다. 랠프는 혼자 남아 사냥감이었던 멧돼지처럼 잭의 패거리로부터 도망 다닌다. 임기응변과 좋은 운동신경으로 가까스로 살아가다 잡힐 위기에 처한다. 이때 섬 전체에 랠프를 잡기 위해 지른 불을 보고 섬으로 온 군인에게 랠프가 구조되면서 소설은 끝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재밌는 것 알겠고, 이성과 야만의 대결구도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왜 제목이 파리대왕일까? 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중간에 사이먼이라는 무리에 어울리기보다 개인의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하고 영적인 연결을 시도하는 아이가 등장한다. 이 아이와 죽은 멧돼지의 얼굴에 붙어있는 파리들 사이에 영적 대화를 하면서 잠시 스치듯 등장하는 파리대왕이 왜 이 책의 제목이 됐는지는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했다.

 

책 리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파리대왕이 유럽문화에서의 은어로, 이단자, 악마 바알세불을 표현한다고 한다. 크리스트교의 여호와에 대비되는 인물로, 이 소설에서는 잭의 일당을 야만을 상징하는 이단으로 표현하면서, 자연 상태의 인간들의 모습을 여호와 쪽이 아니라 이단 쪽에 가깝다고 이야기하면서 제목을 파리대왕으로 지었다고 한다. 즉 성선설보다 성악설을 지지하고 인간들의 악한 본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책의 제목을 이렇게 설정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의 랠프는 지도자가 되면서 여러 고민들을 직면하고,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완전히 성숙한 어른이 되진 못했지만, 부담감을 이겨내고 집단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의 갈등,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본인이 선택해야 할 행동들을 생각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갑작스럽게 지도자가 되어버린 어린아이의 내면 모습을 아주 디테일하고 날카롭게 표현한 작가에게 감탄하면서 읽어나갔다. 

 

전체적인 표현력, 수사적 표현, 이단과의 대립구도,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 등이 이 책을 노벨문학상으로까지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시기에 사람들의 스스로의 본성에 대해서 깊게 고뇌했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성악설을 어느정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런 지지도를 얻었다고도 생각하게 됐다.

 

오늘은 노벨문학상 수상작이자 현대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읽어봤다. 책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리뷰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지적 유희를 위해서는 작가의 생애부터 당대 문학계의 분위기, 인간관의 분위기 등을 같이 보면서 정리해보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책 파리대왕은 책 [산호섬]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똑같이 등장시켜 다른 결말을 내놓는다고 하는데, 언젠가 [산호섬]을 읽을 기회가 된다면 이런 것들 까지 다 다룰 수 있는 지적 유희를 즐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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