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 사회에서의 개인의 무력감을 보여주는 책.
디스토피아를 통해 느끼는 이상적인 사회.
책을 읽은 다음 느낀 점이나 생각한 점을 몇 문장으로 추리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내가 읽은 1984의 느낌은 딱 위의 두 줄로 설명할 수 있다.
소설이 너무 재미있어서 500쪽 가량이지만 이틀 만에 다 읽었다.
1948년에 조지 오웰이 바라본 디스토피아에 같이 들어가 보자.
줄거리
(스포 주의)
시간적 배경 : 1984년
공간적 배경 : 런던
시대적 배경 :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50년 핵전쟁까지 이어진다.(물론 소설) 그 이후에 세계는 세 개의 큰 나라로 나뉜다. 오세아니아와 이스트 아시아, 유라시아. 지금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이 세 나라가 경쟁하며 사회가 유지된다. 주인공은 이 오세아니아에 살고 있다.
오세아니아는 빅 브라더라는 수령 아래 당원과 프롤(노동자)로 구성된 나라다. 당원은 내부 당원과 외부 당원으로 나뉘고 내부 당원이 조금 더 높은 직급이라고 받아들였다.
당원들의 삶은 '텔레스크린'이라는 기계로 실시간으로 감시된다. 그들은 사랑할 수 없고, 주어진 일을 해야 하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있어야 한다. 정해진 사람과 결혼해야 하고, 성관계는 쾌락이 아닌 자식을 낳기 위해서만 행해져야 한다. 자식들은 당에서 교육을 통해 부모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부부간의 사랑, 가족 사이의 믿음들을 모두 없애버린 사회를 만들었다.
사상경찰들이 돌아다니면서 불손한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을 잘못한 것도 잡아낸다. 그렇게 사람들이 사라지고 '증발'한다고 말한다.
주인공 윈스턴은 당의 의도대로 역사를 바꾸는 일을 한다.
과거를 바꾸는 건 이 나라에서 쉬운 일이다.
모든 서적, 자료들을 당에서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료들만 바꾸면 과거가 바뀐다.
윈스턴은 당에 전적으로 충성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했고, 당이 과거를 바꾸고 있음을 인지했다.
(당은 '이중사고'를 통해 본인이 직접 과거를 바꿈에도 과거를 바꾸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물증이 없다.
앞서 말했듯, 모든 자료는 당에서 관리한다.
바뀌기 이전의 모든 자료들은 바뀌고 난 후 전부 폐기된다.
그렇게 당을 의심을 하고 있는 상태로 사상경찰들에게 들키지 않게 표정 관리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쥴리아라는 여자를 만난다.
텔레스크린의 감시를 피해서 둘만의 은신처를 찾아 본능에 맡긴다.
살아갈 이유가 생기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당에 반항하려는 시도를 한다.
형제단이라는 레지스탕스 집단이 있음을 소문으로 듣고 거기에 소속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내부 당원에게 찾아간다.
그 내부 당원이 오브라이언이다.
그렇게 형제단에 들어가는 듯했다.
형제단의 대표인 골든 스타인의 책을 받고(모든 서적은 당에서 관리함을 기억하자)
둘만의 은신처에서 책을 읽던 중 텔레스크린에 의해 발각되어 체포된다.
체포되고 보니 형제단인 줄 알았던 오브라이언이 윈스턴을 잡기 위한 연기였고, 7년간 윈스턴을 지켜보고 있었던 사상경찰이었다. 그렇게 오브라이언과 윈스턴 사이의 사상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시작된다.
오브라이언은 당이 '2+2=5'라고 말하면 2+2는 5다를 계속 강조한다.
그러나 윈스턴은 끝까지 4라고 말한다.
그렇게 명예롭게 굴복하지 않고 죽는 스토리를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윈스턴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쥴리아를 배신했으며, 빅브라더를 사랑하게까지 된다.
느낀 점
1. 통제받는 사회를 통해 인권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지금 당연시 여기는 인권, 자유는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러지 않은 가치였다. 우리 선조들의 피땀으로 얻어냈음을 이런 디스토피아를 통해 다시금 느꼈다.
모든 일상이 통제받고, 사랑하지 못하며, 가치를 추구하지 못한다. 그저 일상적인 다툼, 단순한 논쟁, 당이 제공하는 가치의 무조건적인 추종만이 있을 뿐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에서 나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2. 개인의 무력감을 느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힘들다는 뜻이다. 그럴 때 인간은 크나큰 무력감을 느낀다. 나라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크지 않다고 여겨지면 힘이 쭉 빠진다. 이 소설에 나오는 윈스턴이 딱 그런 상태다. 혁명을 일으키고 싶지만 그럴 순 없다. 너무나 체계적인 당의 통제가 있기 때문이다. 오브라이언의 고문으로 처절하게 빌고 있는 윈스턴의 모습은 인간의 무력감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어서 소름이 돋았고, 표정이 일그러졌다.
3. 기술의 발전의 부정적인 면을 봤다.
이 사회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개인을 통제하기 위한 쪽으로만 이어진다. 텔레스크린이라는 장비의 도입으로 모든 개인은 감시받는 사회가 되었다. 고문을 할 때 이용하는 약품들, 기구들이 개발된다.
이런 기술들이 악용되면 어디까지 악용될 수 있을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여겨졌다. 쾌락을 통제하기 위해 약으로 오르가슴까지 통제한다는 내용도 잠깐 나온다. 기술이라는 동전의 반대쪽 면을 바라본 듯한 느낌이 들어 섬뜩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레지스탕스의 성공신화를 보여주지 않는다.
처절하게 시스템에 패배하는 무력한 개인을 보여줄 뿐이다.
극단적인 전체주의 사회에서의 극단적인 비극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1948년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쓰인 책이다.
그때의 조지 오웰이 바라본 시선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받는 사회.
개인의 의견이 존중받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유지되는 사회.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남에게 간섭받지 않고 추구할 수 있는 사회.
우리는 감사할 것과 바꿔야 할 것들을 구분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나라나 당에서 믿게 하고 보게 하는 것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연습을 하자.
뜨겁게 사랑하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감사할 줄 아는 개인이 되면 좋겠다.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리뷰] 채사장 - 열한계단 #3 붓다 (9) | 2021.05.26 |
---|---|
채사장 - 열한계단 #2 신약성서 (8) | 2021.05.25 |
[책 리뷰] 헨리 데이빗 소로우 - 월든 (11) | 2021.05.22 |
[책 리뷰] 최태성 - 역사의 쓸모 (8) | 2021.05.19 |
[책 리뷰] 오노 가즈모토 - 초예측 (0) | 2021.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