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
방향 없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이 읽었으면 하는 책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불멸의 고전!
월든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친구가 추천한 책이다. 본인의 인생책이란다. 첫 챕터를 읽자마자 너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도끼하나 들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지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2년간 호숫가에서 직접 만든 집에 직접 농사를 짓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는 일종의 표류기이자 문명사회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에세이다. 내가 받은 충격을 나누기 위해서 이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조금 두꺼운 책이다. 혹시나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첫 번째 챕터만이라도 쭉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인생을 이렇게도 바라볼 수 있구나! 라는걸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그랬다.
내가 보기에 이 고장 젊은이들의 불행은 농장과 주택, 창고와 가축과 농기구 들을 유산으로 받은 데 기인하는 것이다.
이런 유산이 없었다면 농사를 지을 필요도 없고 가축을 기를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너무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굉장히 미니멀한 라이프를 추구한다고 생각하고 거부감을 내려놓고 이런 식으로 생각할수도있겠다~ 했으면 좋겠다.
옷은 몸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적인 측면만을 필요로하고, 집은 상자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나의 상의와 바지, 모자와 신발이 그 차림으로 하느님을 예배하기에 손색이 없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상자를 사서, 구멍을 두어 개 뚫어 최소한의 공기가 통하게 하고, 비가 올 때나 밤에는 그 속에 들어가 뚜껑을 내리면 영혼 깊숙이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여기까지는 그냥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여기고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정도였다. 컨셉을 잘 잡았네~하고 읽어나갔다.
그러다 신선한 충격을 주는 대목을 발견했다.
인간은 이제 자기가 쓰는 도구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마음대로 과일을 따먹던 인간이 이제는 농부가 되었고,
나무 밑에 들어가 몸을 가렸던 인간이 주택의 소유자가 되었다.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에서 우리가 밀을 재배한 것이 아니라 밀이 우리를 이용한 것이라는 대목이 있다. 우리는 밀의 번성을 위해서 밭을 갈고 물을 뿌려주고 잡초를 뽑아준다. 밀은 성공적으로 번식했고 우점종이 되었지만 우리는 농부로 전락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런 차원으로 바라봤을 때 꽤 타당한 주장을 하는 듯 해 보였다.
또 하나 더 있다. 친구와의 대화 중에,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누가 먼저 휘츠버그에 도착하는지 내기해볼까?
나는 도보로 길을 떠나면 밤이 되기 전에 그곳에 도착할 걸세.
자네는 휘츠버그에 가는 대신 하루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일을 하느라고 보내겠지.
설사 철도가 지구 곳곳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더라도 나는 자네보다는 항상 앞서 가리라고 생각되네
이것도 실로 충격적이다. 우리는 여행을 가기 위해서 여비를 마련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즉 일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그러나 소로우가 말하는 인생에서의 여행은 그저 걸어가는 여행이다. 현대인의 대부분은 오랜기간 여행을 못한다. 회사에 다녀야하고 매일매일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신선한 충격이다.
우리는 돈이 없지 않다.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고, 어디에 던져두어도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러지 못한다. 평생을 일해도 집 한채 못사는 세상에서 아예 여유를 가지고 소로우 처럼 사는건 어떤지 생각해보게 됐다. 영화 <리틀포레스트>를 봤을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이 책을 다 읽고 느꼈던 것 같다. (조금 더 극단적이긴 하지만)
내가 정리한 1챕터 외에도 재미난 내용이 많이 들어있는 책이니 시간 나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대자연의 예찬과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그 자체인 책이다.
다양한 관점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연습은 언제나 알찬 시간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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