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책 리뷰] 오노 가즈모토 - 초예측

송윤선 2021. 5. 17. 22:38

[책 리뷰] 오노 가즈모토 - 초예측

 이 책은 오노 가즈모토라는 일본인이 세계의 유명한 석학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들을 옮긴 책이다. 그래서 저자가 유발 하라리, 재레드 다이아몬드 외 8명이라고 적혀있는데, 나는 오노 가즈모토의 저서로 바라봤고, 그렇게 제목을 작성했다.

 

 어쨌든 이 책은 세계의 석학들에게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내가 반가워하는 유발 하라리와 제래드 다이아몬드가 인터뷰 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그전에 알고 있진 않았지만, 닉 보스트롬, 린다 그랜튼, 다니엘 코엔, 조앤 윌리엄스, 넬 페인터, 윌리엄 페리 등 석학들과의 대화도 굉장히 유익하고 재미난 시간이었다.

 

 대화의 주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파악하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를 대략적으로 예측해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 인공지능, 환경문제, 핵 문제, 혐오 갈등 문제 등이 있다. 또 제래드 다이아몬드가 제안하는 세 가지 문제도 있는데, 이는 신종 전염병의 확산, 테러리즘의 만연, 타국으로의 이주 가속화다. 코로나가 발발할 때 즈음인 2019년 2월 8일에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사실상 예측이 어느 정도 들어맞은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각각의 석학과의 대화 전부를 리뷰하진 못하고 그냥 내가 느낀 점을 위주로 기록해두려 한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도래함에 따라 무용계급으로 전락할 위기에 빠져있다. 무용(無用), 즉 쓸모없는 계급으로 전락한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지나왔던 우리의 역할들을 생각해보자. 왕 귀족 자본가 시민의 단계를 거칠 때 일반 사람들은 각자 노동으로써 본인의 역할을 수행했고, 본인의 쓸모를 증명했다. 그런데 지금 개인의 노동력은 인공지능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고 불안정하다. 정확하고 완벽한 인공지능을 이기는 인간은 없다.

 

 어느정도까지 인간이 대체될까? 지금 우리가 전문직이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직업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 증상을 보고 병명을 판단하는 의사들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미 인공지능이 이런 일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바로 왓슨이다. 심지어 인공지능 변호사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니 대부분의 직업은 교체되고 도태되리라. 인간은 더 이상 본인의 쓸모를 노동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앞서 말했던 무용 계급으로 전락할 것이다. 쓸모없어질 수 있다. 책에선 이렇게까지 과격하게 표현하진 않았지만 내가 받아들이기엔 그랬다. 

 

 유발 하라리는 더 나아가 유기 생명체의 시대가 끝나고 그 자리를 무기 생명체가 차지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물론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 할리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유발 하라리의 의견도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유의미하다는 것은 변함없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말로는 불 보듯 뻔하다.

 

 대부분의 석학과의 대화는 이런 식이었다. 개인이 예측하는 미래 상을 제시하곤 있지만 조금 두루뭉술하고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단지 하나의 청사진만을 제시할 뿐 완벽히 예측할 순 없단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준비해야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존과의 같은 삶의 방식을 유지하긴 힘들 듯하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선 경쟁에서 살아남지도, 자연선택에서 도태되지 않을 수도 없을 것 같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한 가지 직업을 갖기 위해 한 가지 분야만을 파 들어가는 공부방법은 물론 존중받고 유의미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인간은 40세가 넘어가면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성장하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럴 것 같다. 안정된 직장과 편안한 생활을 추구할 듯하다. 경쟁에 뛰어들어 본인의 실력을 증명하는 일은 20-30대 때 다 마쳤다고들 생각한다. 그런 앞으로는 그렇지 않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계속해서 배워야 하는 시대가 온다. 

 

 과거 고대 조상들이 했던 것처럼 자연에 순응하고 변화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지금 현 상태가 유지되리란 기대를 접어두고 어떤 식으로 바뀌던 적응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준비해야 한다.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미래에 당황하지 않도록! 나는 그 힘이 독서고 인문학이라고 생각해 앞으로의 인생에 책을 계속 끼고 살아가련다.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 최고의 투자이자 불투명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