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루쉰 - 아Q정전

송윤선 2022. 10. 24. 00:13

 

민음사에 있는 문학들을 선호하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 너무 서양문학에 치중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중국문학을 찾아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루쉰의 아Q정전이었다.

 

중국 현대문학의 시초인 루쉰의 작품으로 유명한 아Q정전을 읽게 됐다.

광인일기 역시 루쉰의 작품으로, 최초의 현대소설이라고 알려져 있다.

 

별점은 4점.

★★★

청나라 말기의 이름모를 누군가의 이야기다.

당대의 서민들의 고충, 과도기 시절에 혼란스러운 상황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 하나는 후대의 독자로 하여금 그때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고, 더 공부해보고 싶게 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책이었다. 아Q의 삶을 통해서 청나라 말기 중국의 과도기를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더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신해혁명 당시에 아무것도 없는 인물의 정신 승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동네의 잘나가는 명문 집안의 사람과 먼 친척이라고 떠벌리고 다니고,

동네 불량배들에게 맞아도, 그냥 자기 뺨으로 자기 얼굴을 때리며 내가 때렸다 합리화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약한 사람들에겐 한없이 강해서 비구니를 조롱하고, 벙어리를 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해혁명이 일어날 당시 혁명당에 동참하려 하지만 혁명당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혁명당원인것처럼 행세하며 변발을 끝까지 올리고 다닌다.

 

동네 명문집안의 도둑으로 몰려 사형에 처하지만, 사형에 처해지는 상황도 인지하지 못한다.

자기 이름하나 쓰지 못해 삐뚤빼뚤하게 동그라미 하나 쓰고 죽게 된다.

죽으러 가는 길에도 본보기로 조리돌림 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죽으러 간다.

한 마디 저항도, 변명도 없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는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은 아Q가 오죽 잘못했으면 총살당했겠는가 하고 죄를 인정해버린다.

 

 

신해혁명이 일어날 당시 즉, 청나라 말기의 어수선한 시대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한, 혁명과 일반 민중간의 괴리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혁명에 동참하고 싶었던 아Q조차도 혁명이 끝났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간다.

혁명이라 일컫고 역사적 의의를 설파하지만, 당대 일반 민중에겐 큰 변화가 아닐 수 있다는 내용이 와닿았다.

 

이해 안 되는 인물 아Q가 불쌍하기도 안쓰럽기도 답답하기도 하며 책을 어찌어찌 읽어나갔을 때 무슨 내용이 이렇지? 싶었다.

해설을 읽어보고 당시 시대상황을 공부해보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대충은 알 것만 같았다.

서양 소설을 읽을 때 서양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부분이 발목을 많이 잡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또 역사적 지식이 발목을 잡는다.

풍요로운 취미생활을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또다시 깨닫게 됐다.

중국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중국 역사를 공부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난 지적 유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중국어 실력을 더 키워서 언젠간 원문으로도 읽을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정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