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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누아 아체베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송윤선 2022. 11. 22. 00:30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도서관에서 바로 빌려 읽은 책이다.

아프리카 문학이라는 특이성과 독특한 표지, 내 취향인 제목 덕분에 읽게 됐다.

아프리카인들의 시점에서 바라본 제국주의의 실상과 그들의 부서진 삶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별점은 4점.

★★★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성장이다.성장은 책이 던져주는 질문들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미약하지만 약간의 성장이 이 책 덕분에 보이는 것 같아서 정리하고 공유하고 싶었다.

 

간단한 책 리뷰는, 부지런함과 성실함, 용맹함이 중시되는 아프리카의 한 부족에서, 그렇지 못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 이야기다.

그 아이는 아버지를 원망했고 스스로 자수성가했으며, 하나하나 쌓아 올려간다.

그러나 부족행사 중 벌어진 실수로 인해 한번, 백인들의 침탈에 두 번, 산산이 부서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읽을 당시 2022 하반기 나의 취업 여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

자소서부터 1차, 2차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학점을 놓칠 수 없는 상황에 조금 지쳤었나 보다.

그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덧없음에 대한 생각들이 새어 나왔다.

 

시지프 신화처럼, 항아리 게임처럼 열심히 굴린 돌을 다시 처음부터 굴리듯, 열심히 올라간 항아리가 다시 태초마을로 돌아가듯

나는 이 과정을 다시 해야 할까 라는 불안감과 함께 덧없음이라는 감정이 나를 덮쳤다.

또, 취업 외에 내가 열심히 시간을 투자하던 운동, 독서, 영어, 중국어, 요리, 등등의 내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들어준다고 믿었던 것들이 뒷전이 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씁쓸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또 한편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밈(meme)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오랜 시간 도전 끝에 결국 1등을 쟁취한 DRX의 Deft선수의 이야기다.

96년생으로, 2013년부터 도전해오던 롤드컵을 2022년 들어 올린 선수다.

저 말이 너무 마음에 남아 있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이 누군가에겐 유치하고 소년만화 주제같이 들릴 수도 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내 마음에 계속 남아 있었다.

 

 

또, 유튜브 쇼츠에서 발견한 영상도 하나 공유하고 싶다.

성공으로 나아가는 길을 표현한 행위예술이다.

 

이제 의문이 생긴다.

나에게 덧없음을 극복할 꺾이지 않는 마음은 무엇일까.

나의 여정을 지속할 만한 이유가 되어줄 든든한 마음은 무엇일까.

여러 고난과 실패들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꺾이지 않고 추구할 수 있는 나만의 가치는 무엇일까.

나는 뭘 하고 싶은가.

 

결론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삶이었다.

몰입을 통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 이 삶을 살고 싶다.

어디에 어떻게 몰입할 것인가.

내가 해왔던 것들.

운동부터 시작이다. 하나씩 다시 뒷전으로 밀려났던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들을 챙기며 몰입하고 행복감을 찾아가자.

 

운동 열심히 해도 몇 달만 안 하면 다시 몸이 안 좋아진다고 덧없다고 생각할게 아니라

운동하는 과정의 몰입을 즐기고, 그때 당시의 성장하는 모습을 즐기는 삶을 살자.

 

내가 읽은 책들이 부질없다 여기지 말고

이러한 책들이 여러 분야의 지식을 연결시켜 주는 아교 역할을 한다고 굳게 믿고 꾸준히 읽어나가자.

 

언어능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영어부터 중국어까지 다시 천천히 늘려 가보자.

 

그 과정에서 몰입을 하고, 몰입을 통해서 행복을 찾아가는 시간을 늘려가자.

짧으니 덧없고 허무한 게 아니라 짧으니 아름답고 가치롭다고 생각하자.

 

트램펄린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는 저 행위 예술가처럼 나도 다시 계단에 올라가자.